라틴어 'Conceptus'에서 나온 말로, 'con(여럿을 함께)'과 'cept(잡다, 취하다)'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나의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던지고 싶은 수많은 심상과 가치의 다발을 하나로 묶어주는 한 줄의 문장입니다.
브랜드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쪼개어보고, 이야기를 심을 공간을 구획해본느 일, 즉 '조닝(Zoning)'이 조밀할수록 풍부하고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가진 브랜드가 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기상 후 몇 시간, 상대적으로 각성된 상태 → 집중력과 분석력 업무 적합 → 가사없는 로파이 비트 계열의 음악
식사 후, 일시적인 에너지 저하 → 환기나 가벼운 미팅, 네트워킹 → 가사가 있지만 부드럽게 들리는 카페 음악
늦은 오후, 비교적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기는 시간대 → 도전적이거나 창의적인 아이디어 → 로파이 비트 계열의 음악
- 시간대에 따른 신체 상태와 예상되는 활동을 고려하여 음악을 선정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일반적으로 좋은 콘셉트를 가졌다고 평가받는 브랜드들은 육하원칙 중 한 개의 요소에 집중하여 자신을 정체화한 경우가 많습니다. 최대 두 개를 섞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콜린스 모먼트(Collins Moment)
: 닐 암스트롱에 이어 서열 2위였던 그는 달에 착륙하여 탐사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으나, 서열 3위였던 버즈 올드린이 사령선을 단독 조종할 경력이 되지 않기에 부득이하게 사령선에 남게 되었다. 이에 달의 코앞까지 가서 달 표면을 밟지 못한 그의 불운을 많은 이들이 안쓰러워했으나, 콜린스 본인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작고 아름다운 저만의 공간을 소유한 멋진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황제이자 사령관이었어요. 우주선 창밖으로 꽉 찬 지구가 한눈에 보였고, 그건 제 생애 최고의 광경이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브랜드 콜린스는 이 순간을 콜린스 모먼트라고 명명하고 '혼자만의 소중한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본인들의 사명으로 규정합니다.
- 콜린스? 바로 틴케이스로 된 인센스 브랜드가 생각났다. 이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지 몰랐는데, 역시 이야기를 들으니 브랜드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이 더욱 생긴다.
억지로 옷을 끼워 맞추듯 새로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제 삼자가 이끈다 한들 만드는 이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하다는 것을 에이전시 기간 동안 많이 경험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콘셉트는 '차별화'를 넘어서 다수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일 때 한 차원 높은 파급력을 가지게 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사례이기도 합니다.
사회 현상을 알기 쉽게 해설하거나, 인사 조직 문화에 대한 글을 브런치에 기고하는 블로거 분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 사업과 관련해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 적절한 카테고리의 인물을 선정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마케팅 쪽으로도 감각이 있으셨던 것 같다.
브랜드 집무실을 만들고 운영하며 보낸 4년의 시간은 제 삼자의 관점에서 조언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던 에이전시 시기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고 밀도가 높습니다.
DAWN
창업자는 파일럿에게 로봇이라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세상과 유리되는 기분을 완화해주었고, 이 과정을 지켜보고 직접 경험하는 이들에게도 고독을 잠시나마 잊게 만들었습니다.
업무의 형태만 놓고 보자면 '웹사이트 기획 및 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 제품을 소개하고 커뮤니케이션 해나갈 것인가?'가 더 근원적인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업무를 받았을 때 주어진 업무를 단순히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근원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동서식품 맥심 도슨트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굴지의 회사들에게 동서식품은 꽤 오랜 시간 동안 B2B로 원두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죠.
이 같은 사실들을 '어떻게(HOW)' 전달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rchi.
Brilliant Brand Builder - Story Architecture & Design
archi.ing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곧 콘셉트입니다. 문장화된 '생각 그 자체'보다 이후 브랜드가 보이는 '행동과 태도'가 그 본질에 가깝습니다.
파타고니아
2022년에는 전체 주식 중 의결권이 없는 98%를 환경 관련 비영리 재단인 '홀드패스트 콜렉티브'에 넘기고, 나머지 의결권이 있는 2%는 '파타고니아 퍼스트 트러스트'에 넘기며 사실상 창업자가 회사의 소유권을 포기하고 회사의 모든 이익이 환경 보호에 쓰이도록 지배 구조를 바꿉니다.
- 진정성의 끝판왕
로그라인은 지난 수천 년 동안 스토리텔링에 사용된 네 가지 요소, '영웅, 목표, 장애물, 변화'를 포함해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된 네 가지 요소를 30초에서 3분 사이로 말할 수 있게 문장화한 것이 로그라인입니다.
IDEO 고객 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 서비스 디자인
IDEO는 경쟁력의 본질이 '객실'과 '디자인'에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죠. IDEO는 고객이 여행 정보를 학습하고 계획하는 순간부터 목적지에 도착해서 여행을 이어가는 순간까지, 총 10단계의 경험을 종합한다고 보았습니다.
고객이 자신의 감각적 경험을 그대로 흘려보내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 더 개념(이야기)로 곱씹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내가 관심있는 쪽은 스몰브랜드여서, 스몰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일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역사적 이야기를 가져오거나 독창적인 상상의 이야기에서 스토리텔링을 하는 방식이 재미있었고 이야기를 구축하는 본인만의 스타일과 노하우를 갖고 계셨다. 나는 이전 직장에서 어떻게 스토리텔링 했었지? 하며 비교해보고 싶어졌다.
로컬 레지던스 호텔
초안
이 땅 어디를 가든 돌아올 수 있는 나의 집, Hello, my buddy 입니다.
걱정은 뒤로 하고, 마음껏 여행하고 마음껏 일하고 마음껏 돌아다니세요.
그러다 해가 질 무렵, 당신의 두 번째 집이라고 할 수 있는 Hello, my buddy 로 돌아오세요.
먹고, 휴식하고, 잠잘 수 있는 따뜻한 집을 리틀디거(두더지 캐릭터)가 열심히 만들어 놓고 있어요!
변경안
나의 일상은 어떤 모양을 띄고 있나요?
○○어라운드는 우리 동네에서 둥글게 돌아가는 나만의 일상을 탐구하도록 돕습니다.
나의 동네와 친해지고, 나의 생활과 취향에 맞는 루틴과 루트를 발견하는 ○○어라운드와 함께 하세요.
로컬 커뮤니티 호텔 □□
‘우리 시대는 금과 옥을 미워했고,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다.’
예술의 전성기였던 통일신라의 성덕대왕신종에 새겨져 있는 구절입니다.
1200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나요?
□□은 물질적인 욕심보다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던 낭만의 시대를 예찬하고 회귀한 장소입니다.
책과 영화, 그림과 음악, 만들기와 연기까지 포함한 그리고 동서양 구분 없이 조화된, 하나의 이상적인 공간입니다.
고루하고 건조한 현대의 일상에서 벗어나 낭만의 시대로 떠나오세요.
문학과 예술을 사랑했던 낭만 시대로의 여행
다양한 예술과 동서양의 구분이 없는 가상의 세계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예술 경험 공간
로컬 커뮤니티 호텔 일낙원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창작가들의 이상적인 워케이션 장소
A안
매일 같은 방에서, 같은 작업실에서 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나요?
새로운 생각과 환기가 필요한 때, 일낙원이 있습니다.
일낙원은 유럽에 가본 적 없던 가산 이효석이 찾아 헤매던 이상향의 공간을
현시대의 크리에이터들이 재해석한 공간으로 크리에이티브한 영감이 넘쳐나는 공간입니다.
가산 이효석은 1930년대에 빵과 버터 등의 음식, 커피, 프랑스 영화 감상을 즐겼고 서양 화초가 가득한 붉은 벽돌집에서 생활하였다고 합니다. 서양 소설들과 외국인 교수와의 만남, 주을온천 일대에서 체험한 러시아인의 문화 등을 경험하며 유럽 여행을 꿈꾸었던 그의 이상향을 새롭게 재해석하여 선보입니다.
창작자들이 꿈꾸는 이상향과도 같은 공간인 일낙원은 가산 이효석이 메밀 꽃이 필 무렵을 집필했던 장소,
푸른 집 속 서구적인 요소들을 모티브로 하여 ‘현시대의 크리에이터가 상상한 유럽의 작업실' 로 창조하였습니다.
일이 수단으로 느껴진다면
더 이상 아무런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고루한 일상에 지쳐버렸다면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창작가들을 위한 영감이 가득한 곳,
일낙원에서 일에 대한 영감과 자긍심을 채우러 떠나 보세요.
B안
우리는 매일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일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일’이 수단일 뿐일까요?
이효석은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것은 나날의 생활과 예술이라고 하였고 인간 중 시인이 가장 가치 있는 인간이라 생각하였으며, 죽어서 다시 태어난다면 다시 현재의 나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문학과 예술이 삶의 전부인 작가였다.
영감을 주는 독립적인 워케이션 장소에서 또는 다르게 일하는 서로를 마주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서
내가 하는 나의 일이 나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다시 한 번 떠올려 봅니다.
내가 매일 하는 이 행위는 분명 어떠한 가치가 있습니다.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창작가들을 위한 영감이 가득한 곳,
일낙원에서 일에 대한 영감과 자긍심을 채우러 떠나 보세요.
이전 직장은 로컬의 이야기를 담아야해서 그 지역의 역사·지명·이야기 등을 조사를 한 뒤, 그 부분에서 스토리텔링을 해나갔다. 나는 컨셉, 부가적인 설명, 그에 따른 하위 콘텐츠,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들을 떠올리고 서술적으로 표현했을 뿐, 체계적으로 한눈에 보이도록 정리하지 않았다. 서술하는 글에 빠져들다보니, 컨셉과 부가적인 설명이 길어지고 공간의 핵심이 되는 콘텐츠가 약해졌다. 이 점이 기획안을 설명하는데 있어서 모호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스몰브랜드보다는 대기업의 브랜드에 알맞은 스토리텔링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스토리를 탄탄하고 흥미롭게 짜더라도 그에 대한 진심이 있고, 그 진심이 행동으로 이어져야 기획과 공간을 유지하게 만드는데 대기업의 경우에는 개인이 아니기에 하고자하는 목적이 확실히 있을 것이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엮여있는 일로 합의점을 만들어가야 할테고, 모브랜드와의 연결성을 위해서라도 지키려고 할텐데 비교적 스몰브랜드의 경우엔 대표 1인에게 권한이 있는 경우가 많고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행하려면 웬만한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 기획과 공간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도 브랜드 주인의 취향과 그 주인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이야기와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스몰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은 거기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공한 이야기는 힘이 있는 걸까?
떠오른 브랜드, 주신당
실망한 사례다. 기대감이 컸기에 실망이 컸는지도 모른다. 주신당은 '신당이 가진 의미를 재해석하여 신비로움을 품은 공간을 담아낸 칵테일바'로, 입구에서부터 독특한 컨셉이 눈에 띄는 공간이다. 신당이라는 이름답게 메뉴판을 오방기로 그 날의 운세를 점쳐 안내해주고, 직원들의 유니폼도 블랙의 한국적인 의상이다. 칵테일들의 이름도 십이지신으로 이루어져있다. 내부 공간도 화려했다. 내가 실망한 점은 흥미로운 스토리와 공간경험, 뛰어난 인테리어가 갖추어져 있음에도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 음식 맛이 없었다. 그 순간 흥미가 싹 가시고 껍데기라는 인상만 남았다. 스토리의 주제인 신당이라는 지역성이나 십이지신, 한국적인 요소들에 대한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메뉴판에 그려진 십이지신의 그림도 두 가지 종류로 달랐다. 어떤 의도가 있었다면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 재밌는 이야기를 가져와 화려하게 꾸며놓은 것 말고 창업자의 어떤 의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부분을 느끼지 못했다.
주신당을 떠올리면서 컨셉에 잡아먹히지 말아야지, 하는데 내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오유얼의 명선원(사주 상담)은 맥(脈)을 컨셉으로 한다. 명선원이라는 이름의 의미는 오유얼 대표님이 지으신 것으로, 명리학의 신선들이 모인 곳이다. 여기에서 신선은 '산에 들어 자연과 합일한 사람'을 말한다고 정의했으며 산에 흐르는 산맥의 맥, 사람에게 주어지는 운명의 흐름인 맥, 조선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사주의 맥에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 맥(脈)을 명선원을 관통하는 그래픽과 공간적 컨셉으로 잡았다. 신입의 포트폴리오로 실무적인 능력보다는 흥미로운 사고를 보여주기 위해 컨셉츄얼하게 잡은 것이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정리한 아이덴티티와 브랜딩을 전개하는 흐름 상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명리학을 증명하려고 하는 부분이나 조선시대와 같은 사주의 문화적 부흥기를 바라는 마음 등 오유얼 대표님의 진정성이 포함되어 있고 내가 상상하고 있는 그래픽이나 공간들에도 그 점이 담겨져 있지만, 과연 소비자들한테 그 부분이 와닿을지 의문이 들었다. '맥(脈)'이라는 흥미로운 컨셉만 전달되는 건 아닐까? 마음껏 주신당에 대해 적어 내려갔는데.. 어렵다!
반대로, 스토리에 진정성을 느꼈던 사례를 떠올려 본다.
Guest house Pole Pole in Gangneung : 네이버 블로그
★강릉폴레폴레★ 강릉북쪽 영진해변 소규모 게스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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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전에 다녀온 강릉의 한 게스트하우스인데, '좋은 공간 경험'하면 생각나는 인상깊은 곳 중 하나다. 공간은 디자인적으로 예쁜 공간은 아니지만 사장님의 색깔이 묻어나온다. 게스트하우스 거실에는 책장이 있는데 그 책장엔 사장님의 앨범이었는지 직접 쓴 책이었는지, 세계여행에 대한 단서가 있었다. 그리고 네이버 후기를 보니, 밤이 되어 거실의 나무 바에 앉아 술을 마시면 가끔 사장님이 옆집에서 나와 세계여행한 이야기를 해주신더랬다. 기대하며 친구와 앉아 편의점에서 사온 캔맥주를 따고 바에서 술을 마셨다. 이게 다다. 사장님의 세계여행한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것도 아니고, 그런다더라 하는 후기만 읽었을 뿐이고, 그저 포스있는 사장님 얼굴과 목소리 정도 들은게 전부인데도 공간에 대한 기억이 오래 간다. 진짜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공간 안에서 몸소 느끼며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거기에 게스트하우스 안의 바 공간이 주는 특별함! 이 경우에는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인 디자인이 필요가 없어지는 듯하다.
가공한 이야기 안에 목적성이 느껴지는게 아니라 진정성이 있어야만 힘이 오래가는 것 같다.
며칠 지나면서 정리된 생각은,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내가 추구하는 것 같다.
가공한 스토리텔링만으로도 감동하고 구매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그 이상의 가치가 아니면 좋다고 느끼지 않는다.
내가 좋다고 느낀 공간들을 돌이켜보면 진정성 있는 자기만의 스토리가 느껴지는 공간 또는 내 감각이나 기억을 건드리는 공간이었다. (좁은 의미의) 디자인이 잘 되어 있거나 스토리가 좋은 공간이 아니었다.
(좁은 의미의) 디자인이나 스토리텔링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수도 있겠다.
디자인의 실무적인 행위는 좋아하지 않는게 맞고, 스토리텔링하는 행위는 좋아하지만 그게 클라이언트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있겠지만) 나에게도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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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왕십리점 방문 후기
책에서 읽고 홈페이지에서 본 것보다 직접 공간을 경험한 것이 더 좋았다. 홈페이지의 사진과 워크모듈에 대한 설명이 아쉽다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시간의 변화가 느껴졌다는 점, 소음이라고 느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집중하기 적당한 음악만이 들렸다는 점이었다. 사실 서울 어디를 가도 소음이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고 아예 없는 스터디카페 같은 곳을 가자니 지나치게 엄숙하여 불편하다. 시간의 변화는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경험하고보니 외부 창이 있더래도 내가 있는 공간의 빛은 동일해서 외부와 내 시간이 따로 노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조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경험이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 '적당함'을 잘 짚어내신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집무실이라는 이름의 위트와 공간이 주는 무게와 컨셉을 풀어낸 농도(불필요한 추가비용이 없는?) 등이 알맞게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정점으로 서비스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성공적이라고 생각이 든다. 앱 시스템도 가입부터 입장까지 아주 간편했다. 그리고 워크모듈은 겉으로 보기엔 다른 오피스 가구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는데 착석하여 사용해보니 만족도가 높았다. 양쪽 사이드의 선반이 있고 없음이 컸고 테이블과의 높이 차이가 있어 공간 안에 쏙 들어가게 되는 점이 좋았다. 그동안 공간을 볼 겸 작업할 만한 카페를 찾으라 노트북을 사용하기 좋은 카페를 많이 찾아다니고 경험했는데 오래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긴 시간 들었던 공간이다.
밤의 집무실을 보지 못하고 위스키 경험도 못했던 점이 아쉽다. 만약 내가 서울에 살고 회사에서 워킹스페이스를 지원해준다면 회사에 집무실을 요청하고 싶다. 사실 다른 패스트파이브나 위워크를 경험해본 적은 없어서 그 공간들도 다녀보고 비교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비교적 가격이 높다고 하던데 어떨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