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TIPPING POINT]
사람이 행하는, 혹은 사람과 사람이 모여 행하는 유무형의 모든 활동에서 비지니스가 이루어진다.
공급부족의 시대를 산 시니어 세대는 생존형 소비에 능숙하다. 반면 공급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는 주니어 세대는 라이프스타일에 투영된 가치 소비에 익숙하다.
캔커피든 믹스커피든 아메리카노든 그저 커피면 충분한 세대와 커피에 자아를 투사하는 세대를 구분 짓는 것은 소비 패턴이다.
인식의 차이가 커피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가치를 만든다.
젊은 소비자의 저력은 무엇일까. 즐거움을 주는 트렌드에 동조하고 트렌드를 경험하는 데 가용 자본을 아낌없이 투자하며, 유행을 선도하고 만들어 나가는 데 있지 않을까. 그들은 문화 흡수력이 빠르고 정보를 퍼트리는 재능이 있다. 20대가 유행을 만들면 30, 40대가 그 유행에 반응하는데, 대세에 동조하고 싶은 기성세대들이 트렌드를 완성하는 식이다.
성공적인 브랜딩은 소비자의 마음에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다. 브랜드가 소비자 일상에 브랜드가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평범한 하루의 완전한 신(scene)을 완성하는 필수 장치로 자리매김하는지가 관건이다.
[콘텐츠]
공간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가치있게 채우고 운영해 나가는 콘텐츠 드라이브 역량이 더 중요하다.
인간을 향한 애정 어린 고민이 매력적인 공간의 시작점이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공간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 공간 전반의 톤 앤 매너, 오직 그곳에서 느끼고 발견하는 정동(affect)할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할 뿐이다.
소비자가 느끼는 인테리어의 완성도는 자본에 있지 않고 공간이 자아내는 매력적인 분위기와 콘텐츠 밀도에 있다는 것을, 또한 소비자는 경험의 총합으로 공간을 평가한다는 것을 말이다.
방문의 이유를 만들고, 소비의 이유를 제안하고, 소비하고 싶은 판타지를 만드는 것이 오프라인의 본질이다.
어느 상황에서나 유의미한 절대 가치는 없고, 소비자의 인식과 선택의 콘텍스트에서 가치는 오직 상대적으로 존재한다.
[코어밸류]
브랜드의 코어 밸류란 사람들이 모든 기회비용이나 함몰비용을 버리고 그 브랜드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물리적 특성이 아닌 정신으로 구성된다.
기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소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제안하는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에 닻을 내린다.
우리는 왜 오프라인을 소비하는가? 공급 부족 시대의 오프라인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이자 대상으로 '기능'했으나, 공급 과잉 시대의 오프라인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목적'지가 된다.
현대 소비자는 욕망을 의사결정 과정의 상위 가치로 둔다. 그들이 지향하는 경험은 공간감에 좌우된다.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콘텍스트다. 기획된 공간에서 상품의 가치가 재탄생하고, 그 공간에서만 완성되는 상품의 가치가 소비자의 지출 의지를 결정한다. 방문객들은 팝업에서 판매하는 쌀 가격을 일반 마트의 쌀 가격과 비교하지 않는다.
카페에 가는 이유는 인간의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하고 그 제각각의 이유가 카페의 코어 밸류를 만든다.
고객의 사용 목적에 따라 카페는 고유성을 갖는다. 방문자가 카페를 찾는 목적이 카페의 핵심 가치라 할 수 있다.
기능이 충족된 시대에 우리는 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정신에 동조해 지갑을 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적]
브랜드의 정수가 스며든 오프라인은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된다.
[한정]
선택은 브랜드다움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그 브랜드다운 진중한 선택이 쌓이는 과정에서 소비자와의 유대가 강화되고, 애착과 신뢰에 기반을 둔 팬덤이 형성된다.
[대화]
브랜드를 커머더티나 오브젝트가 아닌 생명이나 인격적 주체로 이해해야 쉽게 휘발되지 않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고정된 명사적 세계관으로는 시대와 함께 진화하는 브랜드의 역동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공간이나 장소도 정체성을 표현하는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패션과 같이 그 공간의 개성과 특성을 빌어 자신을 브랜딩화)
존중받는 브랜드의 최종 지향은 언제나 사람을 향해 있다.
인간은 진짜 감동하면, 그 감동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발산한다.
[공감각]
마케팅은 소비자의 인식 전환을 목적으로 한다. 통상 제품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마케팅이라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인간의 인식은 촉발되는 감수성에 의존한다. 이 감수성의 방향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소비자가 한 공간에서 기억하는 메세지는 최대 한두 줄이다. 공간의 총제적인 분위기, 즉 톤 앤드 매너를 통해 각인된다.
[서비스공간]
방문자는 공간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을 서비스 콘텐츠로 인식한다.
1.
하나의 말에 여러 힘이 실리니, 기억에 남는 인사이트들이 생겼다.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의 시기에서 브랜딩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한순간에 들어오는 이미지와 느낌, 브랜딩
[결국, 오프라인] 소비자는 경험의 총합으로 공간을 평가한다.
[일의 감각] 건축이든 인테리어이든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소비자는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한순간에 들어온다.
= 사람을 향한 브랜딩
[결국, 오프라인] 기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소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제안하는 브랜드가 사람들의 마음에 닻을 내린다.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딩 활동을 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일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하겠다는 비전이 수반되어야 한다.
2.
새로운 인사이트
- 공간이나 장소도 정체성을 표현하는 매체로 활용되고 있다.
-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콘텍스트다.
3.
상업적인 도구로서가 아닌, 사회와 사람을 향하는 일
임태수님의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책이 생각났다.
'브랜딩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상품을 식별하거나 이미지 개선과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와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나는 이전에 브랜딩을 비지니스의 성공을 위한 도구로, 타인의 목표를 이루어주는 일이라 생각했다. 디자인 또한 대량생산이 되면서부터 산업혁명과 함께 등장하였기에 상업적인 것으로만 생각했다. '디자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라는 흔한 논쟁은 디자인이라는 행위를 아름답게 포장하려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멈추고, 디자인을 생각하다' 라는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시장을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다수에게 닿을 수 있다는 대량생산의 이점을 이용해, 사회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이처럼 브랜딩 또한 단순히 표면적으로 보이는 역할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딩적인 삶'이라는 말처럼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가치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 점을 이용한다면 디자인이나 브랜딩은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듯, 그래야만 소비자에게 정동할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수 있고 브랜드에 동조할 수 있을 것이다.
4.
팝업에 대한 생각
팝업은 흥미가 생기는 분야는 아니었고 보통 브랜드의 로고나 컬러를 일차원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이 소비자로서도 취향이 아니었다. 브랜드 경험을 담아내지 못한 채 기념품 증정 정도로만 기획되는 팝업들과는 다른 행보를 걷는 프로젝트 렌트의 이야기였지만, 책이 끝날 즈음에도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다. 그러다 마지막 '퇴사책방'처럼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듯 영향을 주는 팝업이나 무너져가는 상권과 잘 알려지지 않은 스몰 브랜드를 위한 팝업이라면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 렌트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5.
기억에 남는 팝업, 국순당 백세주
국순당의 대표 상품인 백세주가 리브랜딩을 한 후, 각종 페어에서 팝업 부스를 연 것으로 안다. 그 중 마곡 리빙디자인페어에서 대기를 걸고 체험을 했었다. 한 타임 당 6명 정도의 소수의 인원만 차례대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천막으로 가려진 부스로 들어가기 전 안내요원이 국순당의 누룩, 쌀 등에 대해 설명해주면서 직접 냄새를 맡거나 만져보게 해주었다. 설명이 끝나고 내부 준비가 끝나면 안으로 입장하는데, 붓 자국이 새겨진 잔에 담긴 백세주 한 잔과 치즈곶감말이, 부각 같은 정갈한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었다. 백세주의 리브랜딩에 대한 설명을 듣고 편하게 마시고 즐기면 되는 체험이었고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다. 스탭들 또한 외부에 2-3명, 내부에 2-3명이었는데도 소수의 인원만 받는 것을 보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브랜드의 진심이 느껴졌다. 그렇게 부스 밖으로 나왔는데 뜻밖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붓 자국이 새겨진 잔을 선물로 주는 것이었다. 기념품이 있다는 홍보를 듣지도 못했고 잔을 받고 싶어서 참고 기다린 것이 아니어서 더 의미있는 선물로 다가왔다. 이후 '박봉담'이라고 유명 인테리어 스튜디오인 더퍼스트펭귄이 작업한 공간으로, 공간 공부를 하기 위해 다녀왔는데 국순당의 양조장이 있던 위치에 연 카페였다. 이곳에서도 백세주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한 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박봉담'이라는 뜬금없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메이드 바이 국순당'이나 '국순당 플래그쉽 스토어'와 같은 이름은 빠져있다. 브랜드를 드러냈더라면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국순당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히 방문한 새로 생긴 카페에서 국순당을 만났을 때 '브랜드를 알리고 상품을 팔고자 함이 아니라 양조장의 역사와 술에 대한 진심'으로써 전해지는 것 같다. (심지어 비싼 가격대의 상업적인 카페였음에도 이 값진 공간을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꾸며줬구나 라는 생각까지도 들었다. 공간 자체를 최대한 옛 모습과 흔적을 남기고, 없다면 그 무드가 드러나도록 연출한 것 또한 한몫했다.) 그 전까지는 국순당에 대해 당연히 아무런 생각도 인지도 없었고, 현재까지도 내 돈으로 백세주를 사먹은 경험은 없지만 이 두 번의 경험을 통해 백세주에 대한 좋은 감정이 생겼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경험을 떠올림으로써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모두 이해되는 것 같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팝업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브랜드를 대놓고 드러내는 팝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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