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으쓱해졌던 책
'이 직원은 믿어도 되겠다. 이대로 하면 손해볼 일 없겠다.' 회사가 이런 신뢰를 가지면서 내 의견에 힘이 실리고 내 생각을 펼치며 일할 수 있게 됩니다. … 그것은 바로 오너보다 더 오너십을 가지는 것입니다.
- 초반부에 의아하고 놀랐던 부분. 어떻게 보면 요즘 MZ세대 입장에서는 꼰대 같은 마인드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놓고 이야기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인정할 수 있는 오너가 있고 일에 대한 존중이 지켜지는 좋은 환경의 회사라면 나도 그렇게 일할 것 같다. 얼마전 그만 둔 회사에서도 초반에는 내 브랜드인 것처럼 더 브랜드 입지가 다져지길 원해서 적극적으로 제안도 하고 했었는데 설득이 되지 않는데다 내 업무에 대한 존중이 없다보니 (거의 오퍼레이터였고 직속상사는 기획을 열심히 하거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면 트집을 잡고 끌어내리려 했다.) 결국 무뎌졌다. 그런데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최근에 입사한 한 친구도, 같이 회사를 다녔던 직장 동료들도 모두 그랬다. 적극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지만 상황이나 환경, 회사가 도와주지 않았다. 저자가 능력이 있고 좋은 환경의 회사에 입사할 수 있고 좋은 대표를 만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사람이기에 통했던 방법 아닐까 싶었다.
회사의 운명은 오너의 태도로 정해진다.
공감은 우리의 타깃 고객이 알아볼 것과 그렇지 못할 것을 구분하고, 그들의 잠재의식 속에 남을 잔상을 유추할 때 시작됩니다.
내 취향을 깊게 파고, 타인에 대한 공감을 높이 쌓아 올린 결과 만들어지는 것이 '감각'이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건 분명 조사이자 공부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과정이 너무 괴롭지 않아야 합니다.감각이 좋은 사람은 이 모든 행위를 공부가 아닌 일상으로 대합니다. 우리가 재밌는 일, 즐거운 일, 재미있는 영화, 맛있는 메뉴를 찾듯이요. 그에게는 대상을 탐색하는 게 바로 일상입니다.
좋은 디자인보다 맞는 디자인이라는 사고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아무리 좋아보여도 제품의 의도와 본질을 잘 전달하지 못했다면 '맞지 않는 디자인'이고, 내 눈에 촌스러워 보이는 디자인도 의도를 잘 표현해서 전달했다면 '맞는 디자인'인 것입니다.
- 전회사에서 내 직속상사였던 디렉터는 '디자인에 정답은 없어', '더 창의적인 것 없어, 수민?' 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었다. 디자인에 정답이 없다는 말은 정답이 많다는 이야기지, 이것도 저것도 다 맞는 디자인이라는 말은 아니잖아, 최적의 정답을 찾는게 디자인인거지. 라고 생각했던 입장에서 공감이 가는 문장이었다! 특히나 브랜딩은 그런 것 같다.
편의점에서 그냥 멍청하게 음료수 꽉 차 있는 풍경을 쓱 보던 나를 잊지 않도록 고정시키는 거다. 지금 내가 패키지 디자인을 한다면, 1센티미터라도 몰입한 이상 이미 객관성을 잃어버릴 거다. 그래서 그때의 나를 잘 기억해야 한다. 모든 매체를 관통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음식점이나 카페에 가서 딱 봤을 때의 느낌. 사실 꼼꼼하게 하나도 안본다. 어떤 느낌만 있다. … 확실하게 뭔지는 모른다. 그 느낌을 박제화한다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쉽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디자인하려고 했던 많은 것들이 '디자이너처럼 보지 않기'라는 게 중요했다.
건축이든 인테리어이든 제품이든 서비스이든, 소비자는 구분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한순간에 들어온다.
그를 고용해서 무인양품을 그렇게 만든 오너가 더 대단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는 것이다.
디자인은 점점 커먼센스, 상식이 될 것이다. 웬만큼 잘하지 않고는 잘한다는 말 듣기 어려울 거다. 디자인을 커먼센스로 가지고 있는 제너럴릴스트, 다방면에 걸쳐 박학다식한 사람이 더 주목받을 것이다.
그 느낌을 기억하고, 이 느낌대로 갔으면 좋겠다고 주장하는 것이 브랜드 디렉팅의 전부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쉽다. … 그런데 '그런 것까지 꼭 해야 해!', '그런 것은 절대 하면 안돼!' 라고 일관성 있게 하는 것이 브랜드 철학이다.
잘 만들어진 B급 브랜드에 사람들이 자기 정체성을 동일시할 수 있는, 인간적인 브랜드라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 애플도 그렇게 해석한다. 실제로는 대중 시장을 지배했지만 여전히 B급스러운 거다. … '마이너'스러운 감성을 잃지 않는 거다. 회사가 작았을 떄의 느낌을 커서도 계속 가지고 있는 브랜드라는 거다. … 'A급과 매스티지로 넘어가지 않기'와 'B급스러움으로 남아있기'라고 본다.
대상의 모양과 색, 새겨질 폰트 사이즈와 간격을 정하는 디자인은 아름다움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기획과는 달리 커먼센스만으로는 안 됩니다. 사용자 경험은 상식적이기에 자신의 경험을 놓고 같이 논의할 수 있지만, 디자인은 토론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때는 토론을 하기보다 잘하는 디자이너.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잘 볼 줄 아는' 전문 디자이너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 좋습니다.
- 이렇게 보면 역시나 디자인이 아닌 '공간과 디자인을 함께하는 기획'이 재미있는 것 같다. 대상의 모양과 색, 새겨질 폰트 사이즈, 간격 등의 아름다운 균형을 찾고 싶은 욕심은 크지 않다.
브랜딩의 첫 단계는 비지니스 콘셉트를 돌아보는 일입니다. 이 일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매일 고민해야 비지니스의 본질이 드러나고, 그 결과 기획이 선명해져서 디자인 결정이 용이해집니다.
이 모든 게 '어떻게 하면 멋진 건물을 만들 수 있을지'가 아닌, '이 건물을 쓰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이 네이버를 어떻게 인식하도록 만들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 내 포트폴리오는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나?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 문장. 하나를 완성하고나니 고민이 많아진다. 포트폴리오이기에 어쩔 수 없이 멋지게 보여야 하니까 또는 컨셉을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억지로 끼워 맞춰진 부분들이 있는데, 사실 내 포트폴리오는 실제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기도 하고 내가 추구하는 것도 그 쪽이 아니어서. 가치관이 맞는 회사를 가고 싶은데 이렇게 만드는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분명 이건 사업이 안되기 때문에 이런 회사는 없을 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최소한의 공사를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이유가 있다면 새로 지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헌 것을 허물고 새 것으로 바꿀 필요가 있나 싶다. 바래고 낡은 것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부분을 오히려 살려서 이 정도 공사라도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어요! 굳이 다 부수고 새로 짓고 하지 맙시다! 하고 싶다. 좀 인간이 사치부린다는 생각도 들고.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습니다. … 왜 그런지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오로지 내가 좋아했던 순간을 끝까지 추적해서 구체화하고 단단하게 정리해요.
- 이 블로그에서 디자이너처럼 공간을 분석해보기를 할까 했었는데, 내가 좋았던 그 느낌과 순간을 구체화하고 단단하게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작은 브랜드처럼 행동한다는 건 '불특정 다수'가 아닌 '의식있는 소수'가 열광하는 부분을 찾아 이를 실천한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브랜드를 움직이고, 또 브랜드가 사람의 삶을 바꿉니다. 애플이 그랬고, 츠타야 서점이 그랬습니다. 이게 바로 21세기에 브랜드가 가진 힘입니다. 결국 우리의 삶은 브랜드로 이루어져 있고, 브랜드를 통해 변화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브랜드 이야기는 사람 사는 이야기입니다.
광고를 안 받는게 돈을 버는 것보다 콘텐츠에 대한 진실성에 더 다가가고 싶은 의지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광고를 받지 않아야 광고주에게 끌려다니지 않고 우리의 관점을 더 뚜렷하게 하고, 미디어적 역할을 더 강하게 가져갈 수 잇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이라는 건 우리가 아무리 쌍둥잉어도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그 개별성이라는 것에는 옳고 그름이 존재하지 않거든요. 사실은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정이 간다, 매력이 있다, 또 보고 싶다,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비호감이다, 싫다, 경멸한다 같은 감정인거죠. … 브랜드 빌딩을 한다고 할 때 대체로는 브랜드에 대한 어떤 미션이나 사명을 써놓고 그에 따라서 척척 움직이는 것에 대한 것을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대신 해주잖아요. 저는 그 말을 잘 믿지 않아요.
'작은 일에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디자이너가 마케팅 의견을 낸다고 해서 디자이너가 마케터의 업무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합니다.
- 어? 나잖아? 라고 생각했던 부분. 친하긴 하지만 사실 의견을 내면 기분이 나빴고 이해시키기 위해 말을 시작하면 끊임없이 토론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더 단단하고 잘 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함께 일한다면 업무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의견을 서로 공유하는 게 좋다는 점도 이해! 그런 팀에서 일해보고 싶다.
세상의 많은 브랜드는 누군가가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또 그게 바로 일의 본질입니다. 나를 증명하기 위해 일하고, 나의 신념을 퍼뜨리기 위해 일해야 합니다.
- 그래서 스몰 브랜드들의 브랜딩을 하고 싶다.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업을 이어나가려는 사람들을 돕고 싶어서!
책을 계속 읽게되고 오랜만에 글로 생각도 꾸준히 정리하니까 좋다!
동시에 포트폴리오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는데 답은 못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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